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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돌보기와 내면 치유-상처입은 치유자

by 럭셔리볼 2024. 1. 16.

마음을 돌보기로 마음 먹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걸.

부모로부터,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상처 받은 내면 아이를 돌보는 일조차
누군가에겐 엄청난 힘이 든다는 사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상태
소진을 가장한 우울이다.

마음을 돌보지 않고 계속 상처를 입게 방치하면,
나 자신이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지경까지 이르고
경미한 우울에서 극심한 우울까지 그 정도는 심각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작 본인은 모른다는 사실.

모든 원인을 외부로부터 찾는다.
이것 때문에,
이 사람 때문에,
저것 때문에,
저 환경 때문에,
이 상황 때문에,
이런 저런 것들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가망이 없고,
해도 안될거야.

이 정도까지 갔다면
벌써 우울증에
학습된 무기력까지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그걸 들여다 볼 힘조차 부족해서 일진 몰라도

이것 저것 때문에 안되던 걸 제거할 사람은 나고,
저 사람 때문에 힘들던 걸 바꾸는 것은 나고,
이 환경을 넘어가든, 뚫고 가든 할 사람은 나고,
이 상황을 돌파하는 건 나고,
안될 것 같아 보이는 걸 되게 하는게 나고,

이렇게 내가 변하면 다른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그런데 많은 경우 외부의 다른 것들이 변하지 않는다고
‘탓’ 하며
‘불평’을 서슴없이 하고
무언가만 없으면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
심지어 내가 없어져야 모든게 편해질거란 착각.

이런 생각은 어느날 갑자기 하는 건 아니리라.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조금씩, 천천히
파괴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나만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그 뿐이랴
서로 비슷한 결끼리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그것은 수면 아래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작용이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한 새
내 주변을 가득 채우게 된다.

나만 알아채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내 주변도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마찬가지리라.

하지만 원인을 나한테서 찾기엔
이제까지 살면서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해친 사람,
아무렇지 않게 상처 준사람,
억울했던 일,
학대,
통제 받았던 경험들이
불쑥 올라와

왜 원인을 나한테서 찾아야 되는지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차서
이해되지 않아
그대로 포기해버리기 일쑤일거다.

움츠려들고
옆으로 보는 눈
삐죽이는 입
상한 마음.

그러나 어찌해볼 도리없어
가면을 몇 겹이나 쓰고
안 그런 척
괜찮은 척
난 널 좋아하는 척
척이란 척을 하면 할수록
가슴은 텅 비어
무기력이 가중되고
우울이 깊어져만 간다.

자존감
자신감
신뢰감
모두 바닥을 칠 땐
주변에 날 위해줬던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비수를 꽂는 일들도 벌어져

의도치 않게 선인장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하지.

선인장도 물을 많이 머금고 있지만
돌봐주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말라버리기도 하잖아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슬픔을 가득 머금고 있다가
결국 그 눈물마저 메말라버리듯 말이야.

어떤 것도 외부에 있지 않아
어떤 것도 이유가 될 수 없어
이미 날 해코지한 사람은 없잖아.
설령 있다 하더라도 난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잖아.

내면 치유의 첫걸음은
마음 돌보기다.

누가 내 마음을 돌봐준 적 있었나
돌봐준 적 없어서 어떻게 하는건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어린 시절,
‘내’가 받고 싶었던걸 떠올려보자.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떠올려보자.
‘내’게 필요했던 걸 생각해보자.

그걸 지금 내가 ‘나’에게 해줘보자.

그런데 자꾸 외부로 향하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하다.

당연하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만큼 정말 많이 필요했다는 증거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몸이 보내주는 신호를 알아차리자.
눈물이 나면 울고,
숨 쉬기 어려우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떨리면 떨리는구나,
차가워지면 차갑구나,
아프면 아프구나.
내 몸에도 말을 걸어주자.

돌볼게 마음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다.

상처의 기억이 떠오르는가,
상처의 기억때문에 감정적으로 느껴지는가,
그리고 그 기억때문에 신체적 반응이 일어나는가,
상처는 머리, 마음, 몸에 그대로 저장된다.

그리고 우리 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평생 따라다닌다.

그래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돌보며, 몸을 풀어주는 작업을 해야한다. 그럼 기억은?
기억은
흉터처럼 남아있지만 아프지 않은 상태처럼 그런 상처가 있었지. 기억할 뿐이다.

‘상처 입은 치유자’
이 말은 워낙 유명해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다.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어 상처의 기억은
기억으로만 작용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말 같다.

더이상 그 기억이 나를 흔들지 못한다.
다만, 나와 비슷한 상처와 아픔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연민하고 함께 머물러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